가평 자라섬 캠핑장은 넓고 쾌적해 보이지만 아무 정보 없이 자리를 잡았다가 밤새 잠을 설치기 딱 좋은 구조다. 이곳은 강으로 둘러싸인 섬이라 밤이 되면 강바람이 매섭고 근처 열차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진다. 감성 캠핑이라며 대충 분위기만 보고 자리를 잡았다가 추위와 소음에 시달리며 후회하는 이들을 한둘 본 것이 아니다. 낭만은 철저한 대비 속에서만 존재하며 무작정 텐트만 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열차 소음에 민감하다면 선로와 가까운 구역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철교를 지나는 열차 굉음은 생각보다 커서 귀마개를 준비하더라도 예민한 이들은 잠들기 어렵다. 조금이라도 소리가 덜 들리는 안쪽 구역이나 나무들이 방음벽 역할을 해주는 곳을 선점하는 것이 상책이다. 잠귀가 밝은 동행이 있다면 선로 방향을 등지고 텐트를 쳐야 소음이 천막 내부로 바로 들이치는 사태를 막는다.
강바람 역시 만만치 않은데 탁 트인 강변 구역은 낮에는 보기 좋아도 해가 지면 혹독한 벌판이 된다. 지형 특성상 바람이 사방에서 불기 때문에 텐트 고정 끈을 배로 튼튼하게 당겨두지 않으면 새벽에 장비가 날아간다. 바람을 등지거나 대형 카라반이 바람을 막아주는 뒤쪽 자리를 선택하는 편이 야간 체온 저하를 막는 지름길이다. 가벼운 장비만 들고 와서 바람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완벽히 소음과 바람을 막는 명당은 없어도 최소한의 차단책은 세워두어야 고생하지 않는다. 귀찮아도 밤이 되기 전에 고정 줄을 점검하고 바닥 한기를 막을 매트를 겹겹이 깔아두는 정성은 들여야 한다. 추위에 떨며 억지로 잠을 청하는 것만큼 미련한 일도 없으니 두꺼운 외투는 항상 차에 실어두고 제 몸부터 챙기기 바란다. 몸이 편해야 밤하늘이라도 한 번 더 쳐다볼 여유가 생기는 법이니까.